낙태 합법화는 낙태 비율을 줄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여성 사망률과 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다양한 의학적 연구를 통해 보다 면밀히 증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공공연하게 ‘합법화’되는 낙태를 근절하고, 여성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사회 구조와 토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는데 적극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의견은 3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진오비(gynob·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가 주최한 특별강연에서 나왔다.

이날 강연에서는 미국 ‘생명존중산부인과의사회’(American Association of Pro-life Obster icians & Gynecologists) 메리 데븐포트 현 회장과 도나 해리슨 전 회장, 낙태 후유증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르타 슈핑 박사가 강연자로 나서 낙태에 관한 의·과학적 문제점을 밝혔다. ‘생명존중산부인과의사회’는 미국 가톨릭교회와 적극 연대해 낙태를 줄이고, ‘생명존중’적인 의료 활동이 확산되도록 힘쓰고 있는 단체다. 

각 주제발표들은 한국사회 안에서는 거의 연구되거나 발표되지 않은 내용으로, 임신·출산과 관련한 여성 건강 및 권리 보호를 위해 보다 폭넓게 알려야할 내용이라는 평가다. 

‘낙태와 모성사망률’, ‘낙태와 조산의 관계’, ‘낙태가 여성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초청 강연을 펼친 각 전문가들은 “현재 의학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낙태 문제에 대한 의과학적 증거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정보를 감추는데 급급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낙태의 문제점과 후유증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여성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모성 사망률과 안전한 낙태’를 주제로 발표한 도나 해리슨 전 회장은 현재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안전한 낙태’라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된 낙태를 의미하는 정치적 표현이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성에게 안전한 낙태라는 것은 없으며, 낙태가 ‘합법적’이라고 해서 옳거나 안전한 것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메리 데븐포트 회장은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의 경우 미숙아 출산, 유방암 발병 등의 확률이 월등히 높다는 것이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르타 슈핑 박사도 “연구 조사에 따르면 낙태를 반대하는 이들 뿐 아니라 찬성하는 이들도 낙태 후, 신체적 건강 뿐 아니라 자살에 이를 만큼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세 명의 전문가 강연은 7월 31일~8월 3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세계 여의사회 국제학술대회 초청 강연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낙태를 찬성하는 프로초이스(Pro-Choice) 관계자들에 의해 대회 당일 강연이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외 프로라이프(Pro-Life) 관계자들은 “낙태 문제를 말하지 않으면서 낙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종교, 신념, 이해관계 등을 넘어 모든 이들이 태아는 물론 여성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들을 공론화하는 장을 지속적으로 여는데 힘쓰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