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가정사목부

ㆍ작성자	관리자
ㆍ작성일	2013-09-23 (월)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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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이혼 부부에 사목적 관심과 배려를 ”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 해에 결혼하는 부부 5쌍 가운데 1쌍은 재혼 부부라고 한다. 재혼하는 부부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혼하는 부부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2012년의 경우 혼인이 32만 7100건이었고, 이혼은 11만 4316건이었다. 이런 현상은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이라는 혼인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기본 입장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혼 자체가 좋아서 이혼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백년해로를 꿈꾸고 약속한다. 그럼에도 이혼할 수밖에 없다면 그럴 만한 까닭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이혼 후다. 아직도 '이혼남' '이혼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일반적 현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혼으로 인한 상처를 안고 살고 있는 이들에게 주변의 따가운 시선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상처를 입히는 격이다.

　이는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이혼한 신자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생기고 있고, 이는 이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고 있다. 하지만 교회법은 이혼한 신자들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규제나 차별도 두지 않고 있다. 이혼한 신자들도 정상적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잘 모르는 일부 신자들에 의해 이혼한 신자들이 상처를 입게 되고, 자칫하면 냉담으로 빠지게 된다.

　이혼한 후 재혼한 신자들의 경우는 더하다. 이들의 경우 첫 번째 혼인이 교회법원에서 무효로 인정되지 않으면 신앙생활에서 일정한 제약(대표적으로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하지 못함)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제약은 이들을 교회에서 내쫓기 위함이 아니다.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 앞에서 하는 혼인의 서약과 가치가 그만큼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죄 자체는 미워하지만 죄인을 미워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혼인장애에 걸린 신자들을 교회 공동체는 결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이들의 아픈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재혼 부부가 느는 시대. 혼인장애 비율이 그만큼 높겠지만 이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과 배려도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