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가정사목부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
사랑이 없다면
가정은 인간들의 공동체일 수 없고,
또한 사랑이 없다면 가정이 살아남고 성장하여
인간 공동체로서 완성될 수가 없습니다 (가정공동체 18항)
       
 
혼인과 가정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4-07 (화) 09:36
ㆍ조회: 1332      
http://gjsamok.zerois.net/cafe/?gajeong.2329.6
“ [가톨릭신문-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특별기획] ‘가정사목과 복음화’ 3 ”


현대 문화와 가정

가족 가치 약화·개인주의 심화로 가정해체 위기 대두
문화·가치관의 급속한 변화가 가정 위기 주요 원인
세속주의·물질주의 등 부추기는 대중매체 영향 커
신자들조차 가정·생명 관련 교회 가르침 외면 ‘심각’


현대 사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가정의 변화는 가족 구성, 특히 가족 규모와 세대의 축소이다. 3세대 가족에서 2세대, 급기야는 한 명으로 구성되는 1인 가족의 급속한 팽창은 현대 가족의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회현상이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3.9%에서 2012년 25.3%로 늘어나 4가구 중 1가구에는 가족 구성원이 한 명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이러한 1인 가구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6월과 7월, 9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인 가구 증가 원인’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족 가치의 약화와 개인주의의 심화가 그 주 원인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가족 가치의 약화(28.8%)’와 ‘개인주의 심화(23.6%)’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이어 ‘비혼자 증가’(23.0%), ‘고용불안 및 경제여건 악화’(20.3%) 순서로 답했다. 특히 30대 이하 청년층은 ‘비혼자의 증가(30.1%)’, ‘고용불안·경제여건 악화(26.5%)’ 등 현실적인 문제를 주로 지적했고, 중·고령층은 ‘가족가치 약화’(31.4%)나 ‘개인주의 심화’(26.7%) 등 가치관의 변화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조사에서 나타난 대로 ‘가족 해체’의 위기로까지 거론되는 현대 가정의 변화 양상은 사회 현실적인 문제, 가치관과 문화의 급속한 변화에 기인한다. 사회 구조와 현실의 변화는 가치관과 정신 문화의 급변과 긴밀한 상호 관련성을 갖고 있음은 물론이다.

세속주의적 가치의 확산

같은 맥락의 분석이 지난 해 10월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 예비문서 설문에 대한 한국교회의 답변에서도 나타난다. 이 답변서는 2013년 10월 29일부터 한 달 동안 전국 16개 교구로부터 받은 답변을 바탕으로 주교회의에서 작성, 교황청에 제출한 것이다.

이 답변서는 가정생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 신자들에게 수용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세속주의적 가치관의 확산과 사회 경제적 이념과 현실로 나눠 진술한다. 다시 말해서, “혼인과 가정, 성, 자녀 출산에 대한 현대적 이해들은 교회의 가르침을 상대적인 것으로 파악”하도록 했고, 나아가 이를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또 편의적으로 수용하고 실천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답변서는 이와 함께 ‘경쟁적인 사회 문화’와 ‘경제 중심적 사고방식과 사회구조’를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했다.

주교시노드에 참석하고 돌아온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는 가톨릭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이 시대의 가정들이 받는 가장 큰 도전은 “근본적으로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의 극대화로 인해 인간 관계의 고리가 약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주교는 또 “하느님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여 겪는 고독, 외로움이 이렇게 약해진 인간관계를 더욱 느슨하게” 만들며, 많은 가정들이 “가난과 실직 등의 사회경제적 현실 속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살다가 보금자리에 금이 간다”고 개탄했다.

종합적으로,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적 가치관, 그리고 무한경쟁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적 이념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경제적 현실이 현대 가정을 위협해왔다고 요약할 수 있다. 주교시노드에 참석한 주교들은 이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개인주의는 가정의 유대를 왜곡시키고 가정의 구성원을 섬과 같이 여기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앙의 위기도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흔히 혼인과 가정의 위기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매체, 가정의 풍요이자 위험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와 세속적 가치의 확산에 대중문화의 영향은 빼놓을 수 없다. 위에 언급한 한국교회의 주교시노드 답변서는 부정적인 문화적 요인에 대해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기존의 대중매체와 뉴미디어들은 세속주의적 가치관과 물질적 향락 문화를 확산시키는 가장 큰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곧 이런 매체들을 통해 동거, 혼인, 이혼 등에 대한 문제들은 단지 개인적 가치와 선택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지난 2004년 제38차 홍보주일 담화의 주제를 ‘가정과 매체, 그 위험과 풍요’로 정하고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가정을 위험에 직면하게 하는 요소들을 짚고 있다. 담화는 오늘날 모든 가정이 “집에서 엄청나고 다양한 매체 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매체가 가정생활을 풍요롭게 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긍정한다.

하지만 담화는 동시에 이러한 매체들이 “생명과 가정, 종교와 도덕에 대해서 부적절하거나 심지어는 왜곡된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가정에 큰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담화는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며, “매체는 부정(不貞), 혼외정사, 혼인 서약에 대한 윤리적 영성적 시각의 부재 등을 무비판적으로 묘사”하고, 때로는 “이혼, 피임, 낙태, 동성애에 호의적인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묘사들은 “혼인과 가정에 해로운 요인들을 부추겨 사회 공동선에 해를 끼친다”고 담화는 지적했다.


 ▲ 현대의 가정은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가족 가치의 약화와 개인주의 심화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가족 해체의 위기로까지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12월 28일 성가정 축일에 바티칸에서 아이들과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CNS 자료사진】


가정·생명의식, 신자 비신자 차이 없어

그렇다면 이러한 세속주의적 가치의 영향이 가정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무엇보다 가장 먼저 주목하고 고백해야 할 사실은 신자들 역시 교회의 가르침을 수용하고 실천하는데 있어 비신자들과 전혀 아무런 차이를 나타내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는 수 차례 실시된 가정사목 관련 설문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가톨릭 신자들 역시 동거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았고,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수는 적었다. ‘결혼을 전제로 한 동거 생활’에 찬성한 비율은 61.1%,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동거 생활’에 찬성한 비율도 32.8%였다. 조건부 이혼에 대해서도 신자는 59.8%, 비신자는 71.5%가 긍정했다. 동성결합에 대한 반대는 신자 75.6%, 비신자 75.7%로 거의 동일했다.

생명과 관련한 교회 가르침을 마땅히 따라야 한다는 이들은 응답자의 35.3%에 불과했다. 교회 가르침 중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항목으로는 ‘인공피임 금지’(44.9%)가 꼽혔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신자 중 절반 정도만이 반생명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신자의 20.0%, 비신자의 28.6%가 낙태 경험이 있었으며, 태아에 이상이 있으면 ‘낳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신자 73.6%, 비신자 87.2%였다. 혼전 성관계에 관해서는 신자와 비신자 모두 60% 이상이 ‘당사자끼리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혼전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신자 63.7%, 비신자 69.1%)고 답했다.

항목에 따라 신자들의 의식이 미미하게 긍정적이지만, 전체적으로 신자와 비신자가 가정과 생명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수용, 실천하는데 있어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과연 이러한 현실이 가정과 혼인, 성과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전하는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개선될 수 있을까는 현실적으로 의문이다. 다만, 주교시노드 최종보고서가 지적하듯, “가정에 대한 갈망”은 지금도,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남아 있음은 희망의 표지로 보인다.




가톨릭신문/발행일 : 2015-02-01 [제2930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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