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YES'를 강요하지 마세요. 내가 'NO'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아이들도 'NO'라고 말할 자유 의지를 갖춘 '인간'입니다. 'YES'를 강요하지 않는 순간 배려와 존중이 생겨나는 것이죠."

　제주코칭리더십센터장과 국제 전문 코치, 한국 전문 코치 등으로 활동 중인 김혜연(라파엘라, 제주대 생활환경복지학부) 교수는 14일 서울 세종로성당에서 열린 '행복한 부모ㆍ자녀 관계를 위한 코칭 부모교육'에서 부모가 먼저 의식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들을 비롯해 20여 명의 부모가 참석한 이날 특강은 부모가 아이들과 어떤 방법으로 대화하고 또 행복한 관계를 만들지 현명한 자녀 교육법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코칭'은 개인과 전문가가 1대1 동반자가 돼, 개인의 잠재 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1970년대 미국의 한 교육회사에서 시작한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초에 도입됐다.

　김 교수는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은 누구든지 무언가를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존재이고, 또 그것을 할 수 있는 자원을 충분히 갖고 있다"며 "아이들도 자유 의지를 갖춘 사람으로서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사람은 변화하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비로소 변화할 수 있다"며 "변화하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것이 코칭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기는 주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로, 부모가 아이들을 잘 인도하는 코칭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요즘 부모들이 자녀가 아닌 부모 중심으로 교육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저래서 밥 벌어 먹고 살겠어?', '그래서 어디 취직이나 제대로 하겠니?' 등과 같은 성과 지향적 말보다는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을 바르게 이끌어주는 말에 관해 부모가 먼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 중심으로 교육해야 자녀 스스로 자기를 발견할 수 있고, 부모는 그런 아이들의 '지원자'가 되면 됩니다. 부모가 잘하면 아이들이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본당 청소년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특강은 세종로본당(주임 구본영 신부)의 사목 방향이기도 한 '가정에서의 신앙 공동체'를 이루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중헌 보좌신부는 "자녀 교육 코칭법이 신앙을 바탕으로 적용될 때 아이들이 올바르게 길러질 수 있을 것"이라며 "부모가 올바로 알아야 자녀 교육과 신앙 교육도 바르게 설 수 있다"고 밝혔다.

　조현진(크리스티나, 42)씨는 "머릿속으로만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이 기회를 통해 현명한 엄마의 역할을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