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가정사목부

ㆍ작성자	관리자
ㆍ작성일	2014-06-20 (금)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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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뱃속에 하느님이 심어준 생명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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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자궁, 그 깊고 조용한 어둠 속에 당신 손으로 생명을 빚으시어 놀랍고도 사랑스러운 제 아기를

만드셨습니다. ‘나의 아기’ 자신의 실체를 알려 주는 이 단순한 두 마디에 사랑과 기쁨이 밀려옵니다”

(‘태아를 위한 기도’ 중에서).

깊고 고요한 내 자궁 속에

한 생명이 꽃을 피웠다. 하느님이 숨을 불어넣은 고귀한 생명. 내 안에 신비로운 생명을 품고, 그 생명이

기지개를 켜고 세상에 나오기까의 여정을 기록한다. 풋 냄새 풀풀 나는 엄마 일기를 시작한다.

‘쿵쿵… 쿵짝….’

내 뱃속에 거대한 수족관 하나가 생겼다. 양수로 채워진 수족관에는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꿈틀댄다.

‘둥둥… 쿡쿡….’

지난해 가을 하느님은 내 뱃속에 작은 생명의 씨앗 하나를 넣어주셨다. 조그마한 아기집에 점 하나로 보였던 작은 세포는 하룻밤이 지날 때마다 무럭무럭 자랐다.

김애란 소설가의 표현처럼,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트를 맞고 기관들이 움트며 기지개를 켰다. 간이 부풀고 콩팥이 여물며 우둑우둑 뼈가 돋아난 것이다.”

임신 7주 차, 0.9㎝. 손톱보다 작은 태아는 처음 심장박동 소리를 들려주더니, 30주가 넘은 지금은 팔과 다리가 쑥쑥 뻗어나 발차기도 하고 손도 휘젓는다.

가끔은 하느님이 심어주신 생명이라는 존재가 신비로워서 한 생명이 들숨날숨을 반복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어두운 심연 속에서 탯줄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빨아들이는 뱃속 아기는 어떤 기분일까.

오늘 아침 건널목에서 만난 후배와의 정겨운 대화, 즐거운 사람과의 행복한 점심식사, 도로에 즐비한 자동차들의 경적 소리, 어느 누군가를 미워한 마음마저…. 일상생활에서 들려오는 세상의 온갖 소리와 나의 언어, 생각마저도 탯줄로 빨아들였을 아기를 생각하면 이내 부끄러워진다.

세상으로 나올 채비를 하는 아기에게 봄날의 햇볕만을 쬐어주고 싶지만, 삶에는 혹독한 겨울도 있음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정답게 들려주고 싶다.

아기의 심장 소리와 함께 내 심장이 덩달아 뛴다. 문득 궁금하다. 우리 심장은 같은 박자로 뛰고 있을까 엇박자일까?

‘내가 엄마가 되고 있다니…. 하느님, 감사합니다!’

[평화신문/126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