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가정사목부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
사랑이 없다면
가정은 인간들의 공동체일 수 없고,
또한 사랑이 없다면 가정이 살아남고 성장하여
인간 공동체로서 완성될 수가 없습니다 (가정공동체 18항)
       
 
공개보도자료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5-23 (금) 11:16
ㆍ조회: 763      
http://gjsamok.zerois.net/cafe/?gajeong.2068.8
“ [현대교회의 가르침] (18)「여성의 존엄」(1) ”
 
여성의 존엄한 정체성·소명에 관한 ‘사랑의 편지’
체계적인 교의 가르침 아니라 현대 모든 여성들에게 전하는 “사랑 고백이자 애절한 탄원서”
성경·공의회 통해 이미 정리된 여성의 존엄·소명 다시금 강조
보다 심도있는 ‘마리아’ 통찰로 현대 교회와 사회 안에서 여성들의 능동적 현존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 규명
 

                                                              
 
마리아의 해, 성모 승천 대축일에 발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서한, 「여성의 존엄」(Mulieris Dignitatem, 1988. 8.15)은 마리아신학자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앞서 발표한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Redemptoris Mater, 1987)에서 마리아를 통해서 성숙한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려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간절한 사목적 지향과 마리아 안에서 전망하는 인간과 교회의 지평에서 시작한다. 즉, 순례하는 교회에게 「구세주의 어머니」가 21세기에 나아갈 새로운 길의 지평이며 나침반이라면, 「여성의 존엄」은 세상과 교회를 감싸 안고 생명의 힘으로 북돋우는 여성의 존엄한 정체성과 소명에 관해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쓴 편지이다.

어머니이신 마리아에게서 교회와 여성의 모델을 확인한 교황이 현대 세계의 여성들에게 보낸 교황의 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관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에 이르는 연관성 안에서 문헌의 자리를 매김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마리아에게 드린 자녀의 사랑으로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전한 교황의 ‘사랑의 편지’가 어떤 빛과 향기를 품고 있는지 그 내용을 읽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I. 서한의 구성과 내용

1. 서론-시대의 징표 / 마리아의 해

2. 여인-하느님의 어머니 (Theotokos)

하느님과 일치 / 하느님의 어머니 / “섬기는 것은 다스리는 것”

3. 하느님의 모상과 닮은꼴

창세기 / 인격-통교-선물 / 성경의 용어: 의인화(擬人化)

4. 하와-마리아

“시작”과 죄 / “그가 너를 지배할 것이다” / “첫 복음”

5. 예수 그리스도

“제자들이 돌아와 예수님께서 여자와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 복음의 여성들

간음하다 잡힌 여인 / 복음 메시지의 수호자들 / 부활의 첫 증인들

6. 모성-동정

여성의 소명이 지닌 두 가지 차원 / 모성 / 계약적 관계 안에서 모성 / 하늘 나라를 위한 동정 / / 성령에 따른 모성 / “또다시 함께 산고를 겪어야 할 나의 어린 자녀들”

7. 교회-그리스도의 신부

“위대한 신비” / 복음적 “쇄신” / “위대한 신비”의 상징적 차원 / 성체성사 / 신부의 내어 줌

8. “그 가운데에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변화의 물결 앞에서 / 여성들의 존엄과 사랑의 경륜 / 사명의 인식

9. 결론-“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차례에서 볼 수 있듯이 「여성의 존엄」은 체계적인 교의를 가르친 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깊은 정을 드러낸 연서이다.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이며 사목자이기 이전에 하느님의 사랑과 신비를 깊이 경험한 신학자로서, 그의 인격을 담아서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쓴 사랑의 고백이며 애절함의 탄원서인 것이다. 또는 여성을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존재로 드러낸 창세기의 전승과, 여성들과 더불어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제자인 현대의 신비가가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현대의 여성들에게서 새롭게 발견하는 어머니 마리아의 향기를 고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온 세상에 스캔들처럼 회자되고 격렬한 토론의 단초가 된 지극히 개인적인 이 서한을 찬성하거나 비판하기 이전에 체계적이지 않고, 계획된 목적이 없이 쓰여진 서한의 내용을 조명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서한은 마리아 해의 정점인 성모 승천 축일을 기념하여 쓰여졌다. 부성이 가득한 노년의 교황은 마리아의 이름을 빌어서 현대의 여성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첫째, “복음의 정신으로 무장한 여성들이여, 이 시대는 그대들의 위대한 공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이다. 바티칸공의회의 <사목헌장>과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에서 정리된 것을 확인하며, 성녀 예수의 데레사와 시에나의 카타리나에게 교회박사의 칭호를 드린 바오로 6세의 공헌을 언급하면서, 신약성경에서 이미 드러난 여성들의 잠재적인 역량이 여전히 선명하게 부각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우선 밝힌다. 그러기에 교황은 교회와 사회 안에서 여성들의 능동적인 현존이 어떻게 가능한지 규명할 것을 약속한다.

둘째, “여성들이여,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전통으로 돌아오라!”이다. 마리아의 해를 맞이하여 바티칸공의회의 <사목헌장> 제8장에 포함된 나자렛의 마리아, 그리스도의 구원의 신비에 참여한 여인, 교회의 신비 안에 현존하는 하느님의 어머니에 관해, 그분과 인류 사이의 “예외적인 연결”에 관해 보다 더 깊은 통찰을 함으로써 그 신비전통이 갖는 의미와 성격을 실현시키려는 의지를 표현했다.

셋째, “여성들이여, 마리아의 이름으로 존엄한 여성들의 전통을 회복하자!”이다. 당신의 모습을 따라 남자와 여자로 사람을 지으신 창조의 진리가 그리스도의 강생 안에서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드러내는 것을 기억할 때, 창조와 강생의 신비를 잇는 그 특별한 자리에 마땅히 계시는 마리아가 인류에게 여성의 존엄과 소명을 일깨우는 그 함의를 묵상하고 그 성격이 어떠한 것인지를 증언하려는 것이다. 그러면 연서의 내용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서한이 조명하는 마리아는 「구세주의 어머니」에서 이미 보았듯이 복음서에서 드러나는 그 모습이 묵상을 통하여 모성을 가진 동정녀로서 드러나며, 잠재적 어머니인 처녀들의 존재론적 차원을 다양하게 조명하고, 복음의 빛에서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위대한 신비사건에 참여하는 상징적 차원에 자리하고 있다.

마리아는 예언자들에게 이야기하시던 하느님이 “때가 찼음”에 그를 부르심을 알아듣고 계시의 정점을 이루는 결정적인 계기에 참여하여, 결국은 하느님의 강생에 참여한 여인이다.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딸들이 메시아의 탄생을 기다렸다면, 마리아는 그 메시아의 탄생이 하느님의 강생으로 이루어지는 역사적 실현에 참여한 것이다(3항). 인간으로서 자발적으로 하느님께 자신을 드림으로써 “여성적 자아”의 가치와 존엄성을 살렸을 뿐 아니라, 인간에게 다가온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서 완성시키고 승화한 것은 “주님의 종”으로서 정체성을 가졌던 그리스도에게 일치하며 인격적 존재의 원형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따라서 여성들은 “주님의 종”으로서 여성의 존엄한 정체성을 갖고 마리아가 실현한 이 소명의 지평을 벗어나서 자신의 자리를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마리아의 존엄과 소명을 통해서 여성을 이해하는 서한은 여성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원형 안에서 신적인 창조 사업에 동참하는 여성과 함께 남성들도 포괄한다(8항). 마리아는 지극히 높으신 분이 자신에게서 이루신 그 큰일(루카 1,49)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서 마니피캇의 전통을 교회에 심었다. 즉, 마리아는 새롭게 시작하는 그리스도 교회의 첫 복음이며 패러다임이 된 것이다(11항). 하느님이 인간 여성과 더불어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다면, 그의 아들이신 예수는 여성들과 더불어 기쁜 소식을 전파한 분이다. 그를 따르는 제자들 중에서 그보다 더 여성들과 가깝게 친교를 맺었던 이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예수는 여성에게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여성을 독립적인 인격으로, 대화의 상대로, 복음선포를 함께할 동반자로 우선적 선택을 하였다. 그의 부활 이후 초기교회에서도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활동한 것은 신약성경의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여성은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사회적 신분이나, 결혼을 하거나 하지 않은 것과 상관없이 교회 안에서 남성들과 함께 동등하며 자신의 고유한 소명에 불리운 존재이므로, 남성과 여성은 서로에게 돕도록 위탁된 존재임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14-15항).

또한 그리스도는 교회를 한 몸이며, 신부로 사랑하며 교회는 그리스도에게 지체로서 복종하며 섬겨야 하지만,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는 지배와 복종이 아닌 동반자로서의 존엄함과 배려가 상호교환 되어야 한다. 이렇듯 여성들은 하느님 백성 전체의 사도적 사명에 참여해왔고, 교회는 그들의 활동과 순교를 통해 신앙을 지켜온 것을 칭송해왔다. 즉, 사회적 차별을 넘어서 여성들은 그리스도와의 일치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했고 위대한 전통을 이룬 것이다. 한편 그리스도인의 모델로서 여성들이 보여준 사랑과 헌신은 신랑에 대하여 신부의 사랑이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 그 모델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27항).

현대의 물결 앞에서 여성들이 이루어낸 복음적 전통은 하느님 자신의 생명력 안에서 성령과 더불어 사랑의 인격적 실체로서 이루어낸 “사랑의 경륜”을 드러낸다. 이는 창조주의 생명력 실현이란 관점에서 사랑이 존재론적이고 윤리적인 차원에서 인격을 통해서만 소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29항). 즉, 창조주는 인간 여성의 윤리적이고 영적인 힘이 여성 고유의 능력임을 신뢰하며, 모든 인류를 맡기시므로 여성의 소명은 인간적인 감수성을 가진 “영적 소명”이라는 특별한 방식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그리스도가 여성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왕적 사제직”인 것이다(30항).

그러므로 여성들은 온전히 자신을 내어줌으로써 스스로를 되찾을 수 있는 존재이며, 여성들의 실존은 하느님의 강생과 구원 사건을 실현하는 길이 되었다. 여성들의 존재론적 능력은 성령의 도움을 받아 우리시대의 공동선을 위해서도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에서 증언하는 것처럼 마리아가 이룬 신비를 묵상하면서 여성들은 여성의 고유한 특성 안에서 이루어낼 수 있는 “최상의 소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31항).

교황의 서한은 이렇듯 마리아의 이름으로 성숙한 여성들이 현대 사회 안에서 지극한 존엄함을 유지하면서 그 소명을 실천하는 것이 가능하며, 인격적-영적 성숙 안에서 위대한 전통을 이어갈 것을 격려하는 것으로 맺는다.
 
[가톨릭신문/제2896호, 8면]
 
 
Copyright ⓒ 천주교 대전교구 가정사목부 All Rights Reserved. 301-802 대전시 중구 대종로 471 가톨릭문화회관 215
TEL.042-256-5487~8 FAX. 042-256-5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