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춘식

6월 1일 금요일 2012년 오늘
아침 해가 구름을 껴안고 마당까지 왔을 때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 오늘 너에게 좋은 선물을 주겠다

느닷없는 말씀에 얼이 빠지면서 퍽 엎어진다
구름 사이로 빛줄기가 환하게 땅에 닿고 이어
그 빛줄기는 사다리가 되어 예수님이 내려오신다

— 내 아들을 선물로 줄 터이니 종일 함께 놀아라

이 선물을 어떻게 받아야 하나 기가 막혀
이 놀라움을 어디에 어찌 모셔야 하나
이 선물을 가지고 놀아라 하니 허억 기 막혀
온종일 조몰락거리고 쏘다니고 낄낄거리고 이야기하고
하고 하고 놀다 놀다 너무 피곤하여 벌렁 눕는데
함께 누운 선물이 갑자기 불길로 변하여
뜨거워지더니 내 심장 안으로 쑤욱 들어온다

— 오늘 선물이 맘에 드느냐

<출처> 반시인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2년 6월)

 사랑은 진동입니다. 사랑은 가만 있지 못합니다. 무한하신 사랑에게는 무한하신 진동이 있기에 저희는 놀랄 수 밖에 없습니다. 성체성사의 신비 앞에서 그리고 사랑의 성심(聖心) 앞에서 저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인간의 언어가 허망하게 느껴지는, 그저 먹먹하다는 생각뿐입니다. 이번 유월 중에는 하늘 사랑의 뜨거움을 느끼시기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