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질병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가정에 관한 교리를 계속하도록 합시다. 이 교리를 통해 저는 우리 가정생활 안에서 매우 공통된 모습을 다루려고 합니다. 바로 질병입니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특히 노인에 이르러 지체가 부자유스러워졌을 때, 가정 안에서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허약함에 대한 체험입니다.

가족 안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질병은 더 큰 고통과 고뇌를 겪게 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고통을 더 크게 느끼게 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많은 경우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본인의 불행이 아니라 아들, 딸의 불행입니다. 가정은 언제나 가장 가까이 있는 ‘병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도 여전히 세상의 여러 곳에서 병원은 소수를 위한 특권적 장소입니다. 그리고 대개 병원은 멀리 있습니다. 치료를 보장하고 낫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은 엄마, 아빠, 형제, 할머니, 할아버지입니다.

복음에서 많은 장들이 예수님과 환자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들을 치유하려는 그분의 노력을 이야기합니다. 그분은 공적으로 질병을 거슬러 싸우는 한 사람, 그리고 영과 육의 질병 등 각종 질병에서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 오신 분으로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방금 전 마르코 복음에서 언급된 복음의 장면은 매우 감동적입니다. 이렇게 말합니다.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1,32).

만약 그 오늘날과 같은 큰 도시를 생각한다면 치유받기를 바라는 환자들을 데려다놓을 문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예수께서는 결코 그들의 치유를 빼먹은 적이 없으십니다.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음은 물론 결코 얼굴을 돌리기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또는 어머니, 아니면 그저 단순하게 친구들이 그분 앞에 아픈 사람을 데려다놓고 그를 만져주시고 그를 치유해 주시기를 바랐을 때 그분은 지체치 않으셨습니다. 치유는 안식일의 쉼처럼 그토록 신성한 것일지라도 법보다 먼저였습니다(마르 3,1-6 참조). 율법학자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치유하셨기 때문에, 안식일에 선을 행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을 나무랐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사랑은 건강을 주는 것, 선을 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언제나 모든 것에 가장 앞서갑니다!

예수께서는 당신과 같은 활동을 이루도록 제자들을 보내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치유의 권능, 즉 아픈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 완전히 치유해 주는 힘을 그들에게 선사하십니다(마태 10,1 참조). 우리는 태생 소경의 이야기에서 제자들에게 그분께서 하신 말씀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요한 9,1-5). 제자들은 눈먼 사람을 앞에 그가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그의 죄인지, 아니면 부모의 죄인지를 두고 논쟁하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그것은 그의 죄도 아니고 그의 부모의 죄도 아니며 그를 통해 하느님의 업적이 드러나도록 그렇게 된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낫게 하셨습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이것이 교회의 임무입니다! 아픈 사람들을 돕는 것, 뒷담화하지 않고 언제나 돕고 위로하고 위안을 주며 아픈 사람들 가까이 있는 것, 이것이 교회의 임무입니다.

교회는 병에 걸린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계속해서 그들을 기도에 초대합니다. 아픈 사람을 위한 기도는 언제나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개인적으로든 공동체적으로든 더욱더 기도해야 합니다.

복음의 가나안 여인의 이야기를 생각해 봅시다(마태 15,21-28 참조). 그녀는 이교도 여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 속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기 딸을 치유해 주시도록 예수님께 간청하는 이교 여인입니다. 예수께서 그녀의 믿음을 시험해 보시려고 처음에는 심하게 대답하십니다.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여인은 물러서지 않습니다. 자기 자녀를 위해 도움을 청하는 엄마는 결코 물러서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엄마들은 자녀들을 위해 싸웁니다. 그녀는 대답합니다.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마치 “적어도 저를 강아지처럼 취급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28절).

질병을 앞에 두게 되면 인간적 연약함 때문에 가정 안에서도 역시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질병의 시기는 가족 간 관계들의 힘을 성장하게 합니다. 질병의 시간 안에서 연대성을 가지도록 자녀들을 어릴 때부터 교육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합니다. 인간의 질병에 대한 민감함에서 거리가 있는 교육은 마음을 고갈시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향해 ‘마비’ 되고, 고통과 대면할 줄 모르고, 한계의 체험을 살아갈 줄 모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한 남자, 한 여자가 피곤한 얼굴, 피곤한 자세로 일하러 도착하는 것을 봅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겨우 두 시간 잤어요. 집에 곁에 있어주어야 할 아기, 환자,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어서 교대로 돌보아야 하거든요.” 그리고 하루 종일 일합니다. 이런 일들은 영웅적입니다. 가정이 지닌 영웅성입니다! 집안에 누군가 아픈 사람이 있을 때 이 숨은 영웅성은 부드러움과 용기로 드러납니다.

소중하고 성스러운 사람들의 연약함과 고통은 우리 자녀와 손자들에게 생명의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녀와 손자들이 가정 안에서 질병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이해하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질병의 순간들에 기도가 동반될 때, 가족들의 애정과 염려어린 가까이 다가감으로부터 동반될 때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가정이 질병의 시련 안에서 홀로 버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가정들이 그 고통과 아픔의 어려운 순간을 통과하도록 도와주는 교회의 형제애에 대한 아름다운 체험으로 인해 주님께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이 그리스도인의 가까이 있어줌, 가정에서 가정으로 가까이 다가감이 본당을 위한 참된 보물입니다. 이는 희망의 보물로, 어려운 순간들 안에 있는 가정들을 도와주며 하느님 나라를 수많은 말들보다 더 잘 이해하도록 합니다! 그런 순간들은 하느님께서 쓰다듬어 주시는 순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