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가정사목부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
사랑이 없다면
가정은 인간들의 공동체일 수 없고,
또한 사랑이 없다면 가정이 살아남고 성장하여
인간 공동체로서 완성될 수가 없습니다 (가정공동체 18항)
       
 
공개보도자료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5-30 (수) 11:11
ㆍ조회: 1152      
http://gjsamok.zerois.net/cafe/?gajeong.945.8
“ 이 시대의 아이돌,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
 
- 가톨릭신문에 비친 세상/ 왜곡된 성 의식 매스미디어가 키운다
 
이 시대 대중문화의 많은 부분이 강한 성적 자극과 교묘한 포르노 코드를 담고 대량으로 소비되고 있다.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문화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행태가 보다 심각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실태를 더 이상 간과해선 안 된다. 청소년들은 이미 무엇인가를 배우거나 받아들인다는 의식조차 없이 왜곡된 가치관을 무의식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반면 청소년 교육 현장 전반에서는 물론 교회 안에서도 대중문화의 본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옳고 그름을 분별할 능력을 키울 기회는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성의식이 고착화되는 시기, 청소년들은 생명과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가치관을 함양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피임만을 강조하는 이른바 '콘돔 교육'에만 무분별하게 노출돼 있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왜곡된 성문화 소비를 부추기는 거대 매스미디어들과 대중문화 산업의 방향을 한순간에 돌려놓기는 어렵다. 우선 미디어가 보여주는 각종 문화콘텐츠의 문제점을 올바로 읽어내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교육이 필요하다. 매일 즐기는 대중문화 상품 안에 죽음을 야기하는 코드들이 깔려있다는 것을, 대중문화가 왜곡된 성을 얼마나 교묘히 또한 체계적으로 주입시키고 있는 지를 알아야 한다. '가톨릭 미디어 리터러시'가 포함된 성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청소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 팬까지 아우르는 대중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아이돌 그룹들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아이돌 그룹 일색의 뮤직비디오와 공연 등을 매일같이 접한다. 여기서 아이돌 그룹이 표현하는 수많은 장면들에서 '보여지는 것'과 '보는 것'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유명 걸그룹 뮤직비디오에서는 이른바 '하룻밤 사랑'이라는 의미의 원 나잇 스탠드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 여성은 춤으로 한 남성을 유혹해 호텔에서 성관계를 맺고 나와선 또다시 다른 남자를 유혹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가 보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청소년들의 의식이 보고 느끼는 것은 여자배우가 화면을 보고 있는 남성에게 유혹하는 시선을 보내기 위해 포르노 영화에서 활용되는 자극이며, 원 나잇 스탠드가 멋지고 화려하다는 선입견이다.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청소년 연예인 성보호·근로권·학습권 실태분석'에 따르면 실제 미성년 청소년 연예인들은 노출을 강요받고, 다이어트와 성형수술을 권유받고 있다. 미성년자들을 성 상품화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대표적인 모습이다. 게다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많은 경우 '섹시하다'는 평을 최고의 칭찬으로 여긴다.

그러나 대중들은 '성 상품화'라는 말 자체에 벌써 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담겨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성적 자극이 넘치는 환경 안에서 느끼는 성욕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욕이라기보다는 거대 자본이 상품 판매를 위해 과대하게 증폭시켜 놓은 욕망이다. 어린이와 청소년기에 소비한 대중문화 상품들은 이렇게 왜곡된 성의식을 지속적으로 주입시켰고, 이는 청소년들의 가치관으로 자리잡았다. 청소년들이 '일용할 양식'처럼 접하는 대중문화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첨가제가 잔뜩 든 불량식품이란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다.

나아가 각종 매스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그릇된 문화들은 왜곡된 성과 과도한 욕망 추구가 마치 인간이 추구해야할 선이자 권리인 것처럼 칭송한다. 이러한 의식은 결국 자신과 타인의 생명력을 갉아먹거나 죽음에 이르게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순천향대 의대가 13~18세 청소년 7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성 행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관계를 경험한 여학생 가운데 임신을 경험한 경우가 10.5%, 임신자 중 중절을 한 비율은 79.9%나 됐다. 청년기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이러한 악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건복지부 연구사업의 하나로 실시된 '대학생의 성 태도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에서 남학생의 50.7%, 여학생의 29%가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관계 경험자 중 임신을 했거나 시킨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대학생도 9.4%에 달했다.

대중문화의 악영향과 관련해 이광호 생명문화연구가는 "이 시대 청소년과 청년들의 통상적인 연애 안에는 성관계가 대체로 포함돼 낙태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며 "이들의 연애에 성관계를 자연스럽게 포함시킨 대표적인 원인은 바로 엄청나게 강한 성적 자극을 담은 대중문화"라고 설명한다.

반면 교육 현장에서는 물론 교회 안에서조차 성교육은 사실상 올바른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문화가 왜곡시킨 부분을 바로잡아줄 수 있도록 성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각계 전문가들은 미디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올바른 자기 생각을 형성해 이성과 감성에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활용해 올바른 성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전문가 김용은 수녀(품살레 살레시오 영성의 집 관장)는 "미디어는 인간 존재의 양상까지 바꿔놓을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다"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지적·심적·영적인 자기 방어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으로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광호 생명문화연구가는 "먼저 현대 매스미디어가 전파하는 대중문화가 왜곡된 성을 얼마나 교묘하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내면화시켜 왔는가를 깨닫고 문화상품의 본질을 밝혀야 한다"며 "성에는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포함되기 때문에 성교육에는 선한 가치를 내면화 시켜주는 인문학 교육과 종교적 수련도 필수적"이라고 역설한다.

이 시대 청년·청소년들이 더 이상 '죽음의 문화'에 얽매이지 않도록 돕기 위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올바로 이해하고 비뚤어진 욕망을 점검, 성찰하는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 인터뷰 - 이광호 생명문화연구가

"미디어 비판력 키우는 것이 성교육 핵심"


 
▲ 이광호씨
 
"우리는 지금 왜곡된 성의식을 담은 대중문화로 인해 생명이 대학살되는 시대에 서 있습니다. 이 그릇된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우리 사회의 문화 환경을 다시 '디자인'하는 노력이 이어져야 합니다."

생명문화연구가 이광호(베네딕토·39)씨는 "문화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며, 문화를 통해 내면화된 가치는 무의식적 행동의 토대가 된다"고 부연한다. 하지만 이 시대 청소년과 청년들은 엄청나게 강한 성적 자극과 왜곡된 성의식을 주입시키는 대중문화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돼 비뚤어진 가치관을 쌓아가고 있다.

이씨는 "이를테면 과거 '문학 청년'들은 하지 않던 짓을 현재 '야동 청년'들은 서슴없이 하곤 한다"며 "현대 사회에서는 성을 내면화시키는 문화가 근본적으로 변화해 결과적으로 성관계라는 문턱을 넘는 것이 매우 쉬워진 세대가 탄생했다"고 말한다. 때문에 이 시대 청소년·청년들은 머리로는 안 좋은 행동이라는 것을 인식하더라도 무의식적으로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씨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하느님을 찾는 영성적인 존재인데 기존 성교육에서는 이 부분이 빠져 있다"며 "생물학이나 의학뿐 아니라 미디어 문화론과 철학, 신학까지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다학제적 접근으로 길어올린 성교육이 절실하다"고 설명한다.

이씨는 대학교수로 활동하던 중 낙태를 경험한 여대생들을 자주 만나면서 생명문화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이씨가 만난 여대생들은 비행 청소년 출신도 아니었고, 문제 가정의 자녀들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쉽게 낙태에 노출되는가? 의문을 품게 된 이씨는 청소년·청년 낙태의 문화적 토대에 대해 연구와 강의를 시작했다. 활동 기반도, 소속도, 정기적인 월급도 없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소명의식은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생명문화연구'를 보다 전문화하는데 힘을 싣게 했다.

최근 이씨의 강의에 가장 열광하는 이들은 20~30대 젊은이들이다. 평소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지냈던 왜곡된 성의식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면서 각자의 내면과 인생 전반도 돌아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씨의 연구와 강의는 단순히 인간 생명이 소중하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씨는 "최종 지향하는 목표는 대중문화가 주입해준 환상을 깨고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 개인을 노예처럼 예속시키려는 죽음의 문화에 저항해 새로운 생명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문화적 환경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이끄는 교육을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디어 시대의 성교육은 생물학적 내용이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할 수 있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길러주는 내용으로 구성돼야 합니다. 그릇된 대중문화에 대해 사회적·법적 규제와 처벌을 하는 제도를 보완할 뿐 아니라 일반 학교교육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접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나가도록 교회 안팎에서 함께 힘써 나가야할 것입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가톨릭신문  20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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