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낙태 시술 처벌" 합헌 판결을 지지하며 ”
낙태 시술을 한 이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낙태 시술을 한 조산사가 낙태 시술자를 2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형법 270조 1항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결정 정족수에는 미치지 못해 합헌으로 결정됐지만 위헌과 합헌 의견이 4대 4로 팽팽히 맞선 판결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재를 가하면 현재보다 훨씬 더 낙태가 만연하게 되고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사익(私益)인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公益)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합헌의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반대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적어도 임신 초기에는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낙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낙태 시술자를 처벌하는 것이 합헌이라는 헌재 판결을 지지한다. 헌재가 밝힌 합헌 이유는 가톨릭교회 입장과 다르지 않다. 생명권에 우선하는 권리는 있을 수 없다. 위헌 의견이 합헌 의견만큼이나 많았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임신 초기에는 낙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위헌 측 주장은 생명은 수정된 순간 시작된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초기 생명은 생명이 아니라는 그릇된 생명관이 반영된 결과다.
낙태처럼 찬반이 첨예하게 맞선 현안도 드물다. 교회가 왜 그토록 낙태를 반대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갖고 낙태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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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생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