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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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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아에 이상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2008년 진오비 활동하기 전에 의사신문에 기형 낙태에 대해 기고한 글입니다. [여의사칼럼]최안나 아이온산부인과 원장 2008년 03월 25일 (화) 유경민 기자 webmaster@doctorstimes.com < 태아에 이상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얼마 전 모 일간지에 산부인과의 상술로 산모들이 초음파 검사와 기형아 검사를 많이 하게 된다는 기사가 실렸다. 요즘 안 그래도 울고 싶은 산부인과의 뺨을 때리는 것 같은 기사를 읽고 글을 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무엇을 기준으로 진료행위를 상술로 본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기자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과 주변 여성들에게서 들은 내용을 근거로 기사를 썼다며 외국에 비해 산전검사 빈도가 높은 것은 상술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전문의에 의한 진료 수가가 외국과 비교하기 창피할 정도로 낮은 우리 현실에서 그 마저도 상술로 비난받는 것이 참담하면서도 외국에 비해 많은 태아 기형 검사 빈도가 돈 때문이 아님을 설명했다. 태아 이상에 대해 지나치리만큼 엄격한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바뀌지 않는 한 기형 관련 검사의 빈도를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우리 산모들은 산전 검사를 받으면서 대부분 태아의 기형 여부에 가장 관심이 많다. 손가락, 발가락이 다 있는지 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정상이냐는 것을 계속 확인한다. 그러다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낳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을 바로 시작한다. 그동안 태아 이상을 이유로 임신 중절 수술을 원하는 산모와 가족들을 상담하며 안타까웠던 것은 태어나서 아이가 아프거나 장애가 생기면 최선을 다해 고쳐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인데 왜 태중의 아이의 이상에 대해서는 그리도 냉정한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내 환자 중의 한분은 어렵게 불임 치료를 해서 얻은 아이였는데도 초음파 검사 결과 한쪽 팔의 형성이 비정상으로 진단되자 가족들이 우리 집안에 그런 애는 필요 없다며 임신 중절 수술을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 현행법상 태아 이상으로 인한 임신 중절은 모두 불법임에도 현실에서는 태아 이상이 발견되면 대부분의 가족들은 중절 수술을 원한다. 많은 경우 생존에 지장이 없는 장애임에도 모르고 낳으면 어쩔 수 없이 키우겠지만 알고서는 못 낳겠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이다. 산전에 진단이 안 된 기형이 발견되면 의사의 오진으로 낳고 싶지 않은 아이를 낳게 되었다며 분쟁을 일으키기도 해 산부인과에서는 산전 진찰의 많은 부분이 기형 진단과 관련될 수밖에 없다. 양팔과 양다리가 모두 없는 ‘오체불만족’의 주인공 오토다케 히로타다와 같은 선천적 기형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렵다. 임신 중기 이후 초음파 검사 한번이면 진단되는 이런 기형은 거의 100% 출산 전에 포기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왜 일본보다 기형아 검사를 많이 하냐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할 뿐이다. 이는 물론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장애인의 현실, 장애 아동 양육을 가정이 모두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 등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사회는 장애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사회일 것이다. 장애란 불의의 사고로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다. 장애가 있으면 살 가치가 없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태어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을 더 이상 당연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상이 있는 사람을 고쳐서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므로 산전 진찰의 목적이 이상이 있는 아이를 찾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상이 있더라도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국민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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